안녕, 오늘의 간호사

201028_이브닝 / 오늘의 간호사

여나앙 2020. 10. 30.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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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 전부터 어수선했던 분위기

인계 마치고 라운딩 후 컴퓨터에 앉자마자 

수두룩 있던 처방들

 

옥수수수염차

텀블러에 가득담긴 물을 양볼에 가득 

한껏 빨아당긴 뒤 넘기고 일을 시작하였다.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신환은 몰려들었고, 수술하는 환자

수술받은 환자. 그리고 재원하고 있는 환자

내일 퇴원하는 환자

 

계속하고 있는 일이지만,

일이 몰려 쌓인다고 생각이 들 때는 일에 치인다.

한숨만 푹푹 내쉬지만 그것도 잠시

나에게는 한 숨도 사치라는 듯 금세 일이 쌓였다.

화장실도, 물도 먹을 새 없이 일하는건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그렇게 오후 늦게 되어 일이 정리가 되었고

한 숨 돌리고 저녁 주사 시간

항생제 처방이 있었고, 내가 주사를 챙겨 줄 환자는
3세대 세프트리악손이 들어가는 환자였다.

 

척추수술 중 ALIF와 OLIF 수술을 같이 한 환자였고,

환자는 수술 전날부터 극심한 불안감에 힘들어하였으며

통증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환자이지만 지금은 잘 이겨내고 재활에 힘쓰고 있는 환자였다.

 

환자는 2+1이라고 초코볼을 하나 손에 쥐어주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할 텐데

간식이라도 먹으라며 손에 꼭 쥐어주던 환자.

주사 처치를 하고 있는터라 받는 둥 마는 둥 하다, 꼭 챙겨가라는 손짓이 수상하여

일단 받아두고 마저 처치를 끝낸 뒤 환자에게 한번 거절하였지만, 가져가라 하셔서 받았다.

하지만 받은 초코볼에는 초코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초코볼과 함께 있던 접혀있던 돈봉투.

병원 원칙 상 돈을 받으면 안 되기에,

또 돈을 받자고 내가 간호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어머니 손에 고이 돌려드리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환자분은 나에게 꼭 받아주었으면 하였지만,

다시 돈은 거절하였다.

농담 삼아 받으면 잘리게 되니 마음만 정말 받겠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그때 해준 환자의 말이 마음에 남아 기록해두고자 한다.

환자는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수술 전에 내가 불안해하고,

수술 후에도 힘들어할 때 도움이 되고 힘이 되어 주었다.

언제나 고마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한마디가 그 날 힘들어 지친 나를 일으켜 세웠던 것 같다.

그리고 나를 다시 상기시키며 간호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내가 힘들 때마다 이러한 한마디를 해주는 환자분들의 말을 기억해보고자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너무 행복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간호로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나는 언제나 일이 힘들고 지친다고 하지만 그만둔다고 한 적은 없었다.

힘내자. 나뿐만 아닌 모든 간호사들에게.

 

오늘도 간호사, 오늘의 간호사, 2020년 10월 28일 이브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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